정동영, 이회창 큰일났다
BBK 사건이 이명박 측의 무혐의로 끝나면서 지지율에 약간씩의 변화가 있었다는 내용이다. 새삼스럽지도 않은 소식이 무슨 큰일이냐고? 진짜 큰일은 이 한 문장 속에 숨어있다.
"이명박 후보가 42.2%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한 가운데 이회창 15.2, 정동영 14.8%로 나타났습니다."
슬슬 눈치 챈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번 대선에 소요되는 비용을 살펴보면 후보등록을 위한 공탁금 5억에 선거비용은 후보 1인당 465억 9300원을 한도로 하고 있다. 그러니까 한도액만큼 최대한 사용한다면 공식적인 비용은 약 471억원이 되는 셈이다. 선거법에 의해 후보가 선거에서 15% 이상 득표를 하면 공탁금/선거비용 모두 국고에서 환급이 되고, 10~15% 득표자는 반액 환급, 10% 미만은 그냥 깡통차는 시스템이다.
그렇다. 지금 정동영과 이회창은 전액환급의 15% 마지노선에서 간당간당하고 있다. 국회의원 의석수에 따라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우는 국고 보조금으로 116억원을 지원받았지만 이회창은 무소속이기에 그마저도 없이 선거판에 뛰어들었다. 이 기사를 보면 두 후보가 얼마나 힘들게 이번 선거운동을 이끌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정동영의 경우엔 법정선거비용 한도액까지 채울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보조금 116억원을 감안하더라도 15% 득표 사수를 실패하면 신당에 남겨지는 빚은 자그마치 약 178억원이다. 뭐, 돈 많은 양반들이니까 십시일반 상환하면 어떻게든 되긴 하겠지만 제법 큰 데미지임에는 틀림없다.
이회창이 15%를 넘지 못하면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위 기사에 나오듯이 그는 선거자금의 상당부분을 자신과 자녀들, 참모진의 집을 담보로 대출받아서 사용하고 있다. 순식간에 집단 홈리스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선거 후에 망하느냐를 떠나서 실질적인 문제는 자금조달이 앞으로도 원활할 수 있겠냐는 점이다. 기사에서 지적하듯이 두 후보는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데 15% 사수조차 비관적인 전망이 계속 이어진다면 앞으로 선거비용을 융통하는 것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은 돈 없이 선거를 치른다는 것은 무모한 일일 수 밖에 없다. 말 그대로 병력은 남아있는데 멀티가 없어서 GG치는 사태가 닥칠지도 모른다.
뭐, 그렇다고 두 후보에게 더욱 관심을 보여달란 이야기는 아니다. 어차피 환급액이란게 세금으로 충당되는 것인데 그 피같은 돈이 선거판에 들어가는 것보다 의미있는 일에 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판단이야 각자의 몫이고... 하여간 당신들 큰일났다. 각자 열심히 분발하시길.
p.s : 국민중심당은 국회의원이 5명이어서 15억원 가량의 선거보조금을 받았는데 심대평이 후보 사퇴했지만 그 보조금을 돌려받을 법적 근거가 없다고 한다. 공탁금 5억원은 국고 귀속이니까 결국 10억원 챙긴 셈이다. 사퇴하는건 좋은데 돈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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