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우포늪은 적막하기만 하다.
이슬에 젖은 늪의 수풀이 무척 아름다웠다. 자연 그대로의 늪지대를 보는듯 하였다. 아직은 겨울인 듯 새벽은 쌀쌀하다. 늪을 혼자 거닌다는 것이 사색에 잠길 수 있어 좋기도 하였지만 홀로 서 있다는 것은 작은 두려움을 만들어 냈다.
늪이다. 어디로 들어서야 안전한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늪이다.
작은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무당벌래를 보았다. 다섯가지 정도로 등무늬가 다양하였다. 우포의 자연은 작은 생명체에게도 관대함을 선물하고 있었다. 늪지대를 거니는 작은 쪽배는 이 지역에 거하는 주민들의 생활수단이기도 하다. 멀리서 안개속을 헤쳐가는 쪽배의 모습을 볼라치면 어김없이 카메라를 들이밀게 되는것은 도시인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우포의 아름다움은 늪에 반영된 모습이 아닐까 싶다.
한그루 나무는 늪과함께 새로운 그림자를 만들어 낸다.
미술시간에 배웠던 데칼코마니였던가. 흡사 늪은 마술을 부리고 있었다.
늪이란 단어는 쓸쓸함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난 이런 모습에 인생이란것을 생각하게 된다.^^
늪에는 무엇하나 의미없는 것이 없었다.
보이지 않는 질서가 우포에는 있다. 자연이 이루어낸 또다른 질서가 말이다.
고기잡이 배는 새벽부터 움직인다. 아주 고요하게 물살을 가르는 소리만 존재할 뿐이다.
새벽이다. 해가 늪에 비쳐온다.
우포늪에 해가 떠오른다. 여기저기 물오리들이 줄지어 하늘을 날아오르고 가끔 물고기들의 첨벙대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우포의 하루는 그렇게 밝아오는 것이었다
늪은 하나의 길을 만들고 나를 그 깊숙한 곳으로 이끌었다.
난 우포의 자연 풀숲이 좋다. 아마도 거칠게 자란 이 풀들이 좋아 찾고 또 찾는 것인지 모른다.
이슬의 무게에 못이겨 쓰러져 있는 풀숲은 거친 붓터치를 연상케 한다.
자연은 인상파 화가보다 강렬한 작품을 내게 선사했다.
늪.. 단지 늪이란 이름이 난 좋았다.
홀로 그곳에 서있는 것. 늪의 매력은 이런것이 아닐까.
늪을 사랑하는 이유는 누구나 다가설수 있지만 쉽게 다가가지 않는 것에 있는지도 모른다. 계절마다 소리없이 변화되는 모습이 매력적이라 우포를 잊지 못하고 있다. 비가오는날, 바람부는날,, 늪은 그렇게 내 발걸음을 이끌어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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