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방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를 본 여자의 느낌

시인답게 2008. 11. 7. 12:02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대한민국세상살이를 예측할 수 없는 것처럼
정답이 없는 연애사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둘이 파혼? 둘 중 하나가 죽음? (설마 이 영화의 결말도??)
영화를 보기 전 어느 정도의 줄거리는 알고 있었지만 결말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여타의 다른 불륜소재 영화처럼 선악 대립을 팽팽하게 가져갈 것 인가… 그런 건 이제 좀 시시한데..
그런 마음을 가지고 봤다.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포토게시판>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같이 본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었다.
그녀들은 하나같이 제목부터 공감할 수 없다며 난해한 표정이었다.
"말도 안돼~ 세상에"
그래.. 말도 안 되는 영화 (그러나 어차피 영화는 영화일 뿐..)
발칙한 상상력이 궁금증을 유발해 보고야 말았다. (일단 보고 말해!!)

“사랑하는 사람‘들’과 살고 싶을 뿐!!”
그냥 남편이 결혼했다면 또 하나의 불륜영화로 치부될 뻔했지만
아내였기 때문에 신선한 충격이 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아내가 악연도 아니다. 미워할 수 없는 아내)
조선시대만 해도 일부다처제가 허용되었고
최근 여성들도 사회진출로 인해 왠만한 경제력을 가지고 있고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인 가운데는 비非혼모도 있다. 
일처다부! 미래에는 없으리란 법 없으니깐...
훗날 아내가 또 결혼하지 못하게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 지식인을 찾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

남자들은 뭐 이딴 내용이 다 있어하면서 혀를 찼고..
여자들도 그다지 공감을 느끼지 못한 가운데..
같이 보면 상당히 불편할지도 모르겠다란 생각을 했다. (특히 커플들^^)
그래도 영화의 속 이야기를 꺼내보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몇 자 적어보겠다.
(혹시 내가 여자라서 이 리뷰를 쓰는 것만으로 페미 어쩌구 몰아세우지 마시길..)

잠깐 영화를 안본 사람이라면.. 아래는 읽지 마시길 바랍니다.
(극히 일부분이라 봐도 무방하겠다만..)


1. 주인아(손예진 분)이니깐 가능한 이야기다.
영화를 보다 보면 노덕훈(김주역 분)은 평소 이상형이라고 생각한 여자를 다시 보게 되고
그 둘은 우연하게 축구라는 공통 관심사를 알게 되고 급 가까워진다.
2002년 월드컵 때 프로포즈에 성공해서 결혼하고 날마다 꿈같은 신혼이 펼쳐지는데..
엄밀히 말하자면 손예진 정도의 귀여운 미모와 애교, 능력, 거기에 섹스환타지까지
어디 하나 흠잡을 때 없는 여자이기에 두 번의 결혼도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사실 영화 중간 결혼하고 싶은 남자가 생겼다고 폭로 했을 때...
덕훈도 보통 남자들처럼 화내고 부정하려고 했다.
하지만
결국 덕훈은 인아를 포기하지 못한다. 아마도 더 좋은 여자를 만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게 아닐까..
물론 그 둘은 서로를 사랑했기 때문에 더욱더 헤어지지 못했던 것도 있지만
덕훈도 쿨하게 그녀를 떠나질 못했고, 인아도 덕훈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설득해 나간다. (이게 왠 에너지 소모냐 할 정도로… 오만가지 꼴을 다 보면서…잡지에..돌잔치에..)
결국 남편이 둘인.. 둘이 형 아우 하는 사이까지 가게 된다.
이 모든 게 그녀니깐 가능한 것이며 영화도 그렇게 흘러간다.


2. 남자들에게 물어봤다. 당신은 세컨드 남편이 되어 줄 수 있는지..
내가 아는 몇몇 지인들에게 물어봤다.
"주인아(손예진)같은 완벽한 유부녀가 결혼하자고 하면 할래?"
그래도 그 중 반은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왜냐?? 기꺼이 사랑한다면 불가능할 것도 없고, 조건이 나빠도 성적으로는 대만족한다나..
또 물어봤다.
"근데 조건이 있어.. 전 남편과 이혼 안하고, 가족들을 모두 속여야 하고, 당신과는 피임도 해야 돼...그리고…"
역시 이 상황까지 가니 손예진같은 스타일 좋다던 남자들도 꼬리를 내렸다.
내가 영화를 보는 내내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그 세컨드 남편이었다.
물론 인아한테는 더없이 좋은 세컨드 남편감이겠지만,
여자 하나 때문에 모든 걸 포기할 수 있는 남자는…
왠지 그런 남자는 솔직히 매력이 안 느껴진다.


3. 두 집 살림을 하면 가사노동도 두 배
요즘 신혼부부들은 대부분 가사노동을 분담해서 한다.
사랑스러운 남편이 되기 위한 덕목 중에 가사노동도 큰 비중을 차지 한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두 집이 생겼고 덕훈은 아내가 결혼한 이후로 가사노동을 거들지 않는다.
인조인간 로봇이 되지 않는 이상 두 집의 가사노동을 병행 한다는건 불가능하다.
영화 포스터에 이런 문구가 써있다.
'평생 한 사람만 사랑할 자신 있어!'
난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난 절대 두 집 살림할 자신 없거든!"

<다시 보니 훈남이네... 근데 영화에선 별로 매력이 없게 나온다. 캐릭터겠지만...>

4. 인아는 왜 피임을 했을까??
덕훈이 끝끝내 알아내고자 하는 진실, 저 아이가 나의 핏줄인가..
결국 유전자 확인으로 증명이 되었다.
사람이라면 자신의 핏줄임이 중요하다. 이건 동물의 본능과도 같다.
근데 인하는 왜 세컨드 남편(한재경 역)과 피임을 했을까??
세컨드 남편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불공평한 대우다. 계약조건일 수도 있겠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인아가 참 치밀했던 거 같다.
영화에서 나오지는 않지만 그 이후의 스토리를 예상해보자면
첫째 아이 출산 이후, 이제 덕훈과 피임을 할 것이다.
그럼 자연스럽게 둘째 아이는 세컨드 남편의 핏줄일 것이다.
나중에 아이가 나오면 자동적으로 서열이 지켜지게 된다.
어디까지나 내 상상속의 시나리오이지만....
영화 안에서도 마지막쯤에 덕훈이 재경이한테 우비 얘기를 물어보는 장면을 통해 짐작할 수 있듯이
인하는 그래도 첫 남편에게 좀더 긴밀한 어떤 감정을 갖고있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우비 씬!! 한번 도전해봐?? ㅎㅎ>

아무튼 앞으로 둘이 살아가면서 겪게 될 수많은 문제를 인아가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후일을 기대해본다.


마지막으로
작가와 감독의 의도랄까?? 영화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영화 막판에 이혼위기에서 다시 합쳤다는 친구의 전화통화 내용이 나온다.
비록 경제가 어렵고 세상살기 힘들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옆에 있어준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새삼 느끼게 해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ㅋㅋ(아 급치졸.. 아님 말구..)
흠....더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여기서 줄인다.


Ps. 1 장장 119분,
조금 지루함이 있었지만 영화 중간중간 인아가 왜 그랬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니 지루할 틈은 없었다.
만약 지루한 느낌이 들었다면 그건 아마도 보통 여자들이 축구를 볼 때 느끼는 감정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나도 2002년 월드컵 덕분에 골인 정도는 아는데..

Ps. 2 내 아는 분은 유럽클럽축구매니아인데, 지구 반대편이라 매일 밤을 지샌다.
박지성 덕분에 나도 한번 빠져 볼까 생각을 했으나 잠이 많은 나에겐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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