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시

[스크랩] Re:황정산에서 길을 묻다

시인답게 2009. 12. 3. 13:14
 
 
 
 
 
 
 
 
 


    황정산에서 길을 묻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돌아서면 뒷모습도 스스로의 것임을,

     

    해질 녘 겨울 강가에

     

    산 그림자를 배경으로 남긴 사랑도

     

    사람의 간격이 만든 자화상 인 것을.

     

    산에 오른다.

     

    다가서기 전에는 결코,

     

    아무것도 내어 보여 주지 않는 산

     

    그 길의 관념 속으로 들어선다.

     

    나에게로 드는 길을 찾으러 오른다.

     

    가파른 비탈에서 손을 내미는

     

    고목의 둥치와 여린 나뭇가지들,

     

    바위의 틈새와 작은 디딤돌 하나가

     

    스스로의 마지막 삶 줄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왜 모를까?

     

     

    절벽에도 토끼 굴을 낸 소통의 의미와

     

    하산 길 가로막은 썩은 고목의 배려를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마음 낮춰 오르고 하산을 더 조심하라는

     

    그 작고 하찮은 것들에 대한 경외심을.

     

    바위 능선에서 길을 돌아본다.

     

    나의 사랑은 늘 뒷모습에 흐느꼈지만

     

    황정산은 뒤태가 고운 여인을 닮았다.

     

    산모퉁이 돌면 눈이 먼저 기다리는

     

    나의 뒷모습도 그런 사람일 순 없을까?

     

    황정산에게 길을 묻는다.

     

    작고 하찮은 길의 중심이 되는 법을.

     

    가야 할 앞산의 뒷모습이 궁금해진다.

     

    그래서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 했는가!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

     

    08년 10월 25일 황정산에서 白愛 김원식

     



     

    Wind in the forest / John Adorney

 

     

     

     

     

     

     

     

     

     

    출처 : 메두사의여행
    글쓴이 : 물망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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