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1

[스크랩] 도봉산에 오르다.

시인답게 2008. 10. 28. 17:49

10월 24일 !

칠년만에 머리를 잘랐습니다.

무엇을 잘라 버리고 싶어서 였는지는 모를 일입니다.

산 벗이 묻길래 그저,

마음의 인연 하나 잘나 내고 싶어서라고 말은 했지만..., 

 

'살아 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것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 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시인 정호승은 말했습니다.

나는 어떤 그리움에 골 깊은 마음 속을 헤매이는 것일까?

어떤 외로움에 가을산 그리메를 즈려 밟고 단풍 들려는 것일까?

모를 일입니다.

다만 가을의 전설 같은 뒤안의 쓸쓸함이 좋고

바람에 쓸리는 낙엽 소리가 그저 좋아 가을산이 더 애틋합니다.

지독한 금단 현상을 앓는 듯한 이 고질적인 가을 병,

무엇으로 채워 흔들리지 않음으로 중심을 다잡을 것인지...,

 

오늘도 가을산으로 길을 잡습니다.

어쩌면 굴레 밖으로 길을 나서는 것일지도...,

가을산 북한산 자락 도봉에 올라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며 시객이여!

세속의 번뇌마를 껍데기를 씻고자 함인가?

산은 산일뿐, 세인의 수양처는 아니겠지만

오르고 또 올라 마음의 소금기를 말릴수만 있다면

마음에 피 한방울 더 맑게 걸러서 늦 가을 속 단풍이라도 되었으면...,

운수납자처럼 살다지고

이 가을의 청청함으로 나의 허물을 바싹 말려

저릅대처럼 속을 비워 형상없는 허공으로 살고 싶습니다.

산에게서 듣고 마음을 닦고 닦아서...,

 ---------------------------------------------------------------------------------

언제 올라도 도봉산은 명산이다.

신선봉, 만경봉,자운봉, 여성봉,오봉...,

하산 후,

배낭이 술에 취해 집을 나갔다.

아마도 운수납자처럼 수행을 떠났다 보다. 주인처럼...,

 

함께한 산 벗들에게 만추의 행복을 가득 전해 주고 싶다.

 

2008년 10월 28일 白愛 김원식

  백초나님의 해탈 웃음,, 언제 보아도 산처럼 포근한 웃음이다. 작은 도봉같다.

 신성봉,만경봉, 자운봉을 뒤로 한채, 백초나님,친구님과 함께 가을의 한 점으로 단풍 들다.

 망월사를 뒤로 한채, 물처럼 바람처럼 살다가 지라는 나옹선사의 시를 되뇌이며...,

나와 처음으로 순간을 영원화 한 바람돌이님의 포스가 솔찮다.아름다운 인연이다. 

 우이암을 뒤로 한채, 산야로님, 아시는가? 삼봉에 야로봉을 하나 더하고 왔다는걸...,

 이제 그대는 도봉의 사봉일세. 산처럼 아니 산의 얼굴로 사시게나.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며 마음의 때를 씻는 시객이여. 무엇이 詩이더냐?

 시로서 살기엔 너무도 부족한 범인에 불과하네. 공부하게. 공부를 높이시게나.

 우이암에서 발 아래 속가를 회억하다. 다시 세속에서 그을린 마음으로 사실텐가?

 그대 마음 속에 곧 부처가 있다 했거늘 바람같은 한 세상, 바람처럼 사다 가세나.

 

오랫동안 묶었던 머리를 자른 시객의 뒷 모습이 허하다. 오봉을 바라보며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無다.

출처 : 도봉산에 오르다.
글쓴이 : 백애 김원식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