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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계룡산 삼불봉에 오르다

시인답게 2007. 11. 23. 08:38

영하의 날씨라고 호들갑을 떠는 기상 캐스터의 말을 뒤로 하고 오랫만에 청송 산우회

정기 산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임원진인 친구의 초청도 있었지만 마니산 시산제에 참석하고 오랫동안 산행을 같이 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에 계룡산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추운 날씨이기도 했지만 너무 산악회가 번창한 탓인지 대형 버스 두대로 떠나는 산행이

좀 낮설기는 했지만 반기는 얼굴이 오랫만에 살가웠다. 특히 아리랑님, 나무뿌리님, 미리내님...,

관세음.

어찌 세상의 비일비재한 속새의 소리를 눈으로 보지 아니하고 관세음, 세상의 소리를 눈으로

듣는단 말인가.

깨달음의 이치가 이렇듯 수행정진하여야만 볼것을 듣는단 말인가.

동학사에서 세상일을 잠시 묻어 두고 가파른 오르막길을 숨을 헐떡이며 산스크리어로 카르마(업)가

많은 죄로 관음봉에 오르는 험난한 비탈길을 게워낼것이 많은 속세의 수인이되어 묻은 땀을 닦아내며

오르고 또 올랐다.

숨이 목을 차고 오른느 순간, 관음봉에 올랐다.

시객 숨을 고르고 잠시 마음을 가신다. 부끄러움이 많은 세인이 관음봉에 오르다니...,

 

 

관음봉을 뒤로 한채 삼불봉을 향하여 살을에는 듯한 추위를 견디며 발길을 옮긴다.

영하의 차가운 날씨에 정상의 바람은 귀를 얼리고 시객은, 운수납자는 콧물을 연신 닦으며

세 분의 부처님을 만나러 삼불봉에 오른다.

시객의 뒤로 삼불봉이 보인다. 아득하다.

 

삼불봉에서 깨달음의 이치도 채 이해하지 못한채 시객은 마음을 다 내려놓치 못하고 하산을 재촉한다.

하산길, 임영조 스승과 문학기행을 함께하던 갑사로 내려 오는 길, 잠시 부끄러움을 묻어둔채

계룡갑사에서 고려대학교 문우들과의 문학기행을 회억하며 추억을 남긴다.

갑사 계곡 수백년 나무 숲길을 걸어 오며 나도 저 나무들처럼 비바람 풍파에도 몇겁이 지난 후에

묵묵히 당당 할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갖는다.

단 하루를 살아도 저 수 백년 수목처럼 의구하고 당당할 수 있으련지 나를 게워 나에게 묻는다

시객이여 스스로에게 의연하라

스스로에게 신독하라

그리하여 하심을 가지고 자연을 닮아가라

사람은 곧 자연이리니..., 

 

출처 : 계룡산 삼불봉에 오르다
글쓴이 : 백애 김원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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