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마지막 밤을 어쩌지 못해 몇분의 동인이 남한산성의 가을 속으로 불탔다.
고즈넉한 산성, 낙엽의 길을 따라 걸으며 시월의 마지막 추억을 쌓으며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물들이며 속단풍 고운 가을 속으로 무장무장 빠져 들었다.
몽골촌에서 바라본 카페촌 앞 산 단풍 전경, 신공도 더는 어쩌지 못할 풍경화 한폭.
병자호란의 국치가 서려있는 성곽에서 삼전도를 내려다 보며 잠시 회억에 젖다.
성곽의 훼손이 아쉬웠고 군데 군데 쓰레기가 눈살을 찌뿌리게 하기도...,
인걸은 간 곳 없지만 금강송의 자태는 수백년 동안 독야청청하구나
저 금강송처럼 사람의 마음도 늘 푸르러서 한결 같은 진실을 품고 살 순 없는 것일까?
인조를 마지막으로 지키려든 수어장대 앞에서 얼굴을 모았다.
다시 하산 후,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마지막 무엇을 지키려 할 것인가?
하산 길 형님이 운영하는 몽골촌에서 바비큐와 무공해 열무와 버섯 그리고 시 낭송이 어우러진
캠프 파이어, 그렇게 우리는 밤 별들의 유혹 속으로 시월을 지독하게 보내 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시월의 마지막 밤처럼 서로의 마음도 한껏 깊어만 갔다.
다시 시월이 올때까지 아름다운 추억으로 마음 속 앨범에 오늘의 모두를 고이 간직 하련다.
2007년 10월 31일 백애 김원식
출처 : 시월의 마지막 날 남한산성 산행
글쓴이 : 백애 김원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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