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초대장 / 김용화
가을이 나에게 초대장을 보내왔습니다
꼭 오시라고 신신당부를 했습니다만
그대와 함께 가고 싶습니다.
만약, 그대가 못 갈 사정이
생기시더라도 죄송하지만 그대의
시간을 훔칠 계획입니다.
나뭇잎마다 시화전을 한다는군요
예쁜 잎새에 시를 한편
쓰고 색깔을 넣어서
대지 앞으로 제출한다고 합니다.
심사는 그대가 해도 좋겠습니다
밤하늘 오선지에 그려진 악보를 보고
귀뚜라미는 연주회를 한다는군요
이것도 그대가 심사해도 좋겠습니다.
해질 무렵에는
구름이 수채화를 그린답니다
역시 심사는 그대의 몫입니다.
꽃들은 패션쇼를 한다는데
그대가 특별 출연하다면
갈채를 받을 겁니다 .
햇빛은 과일
조각전을 한다고 합니다
이것도 볼만하겠습니다.
그대와 팔짱을 끼고
축제에 간다고 생각하니
가을 하늘만큼이나
마음이 설레고 기쁘답니다.
제발, 일이 바쁘다고
구차한 변명은 하지 마세요.
내가 싫거나, 가을이 싫거나
둘 중 하나겠지요
가을 축제에 꼭 같이 가겠다고
손도장 찍어요...
한 가지 더 부탁한다면
가을이 보는 앞에서 멋진 키스도 허락해 주세요
출처 : 파로호 이야기
글쓴이 : 파로호 원글보기
메모 :
'사랑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개그맨 김형곤 추모 1주년 추모사( 한 숨배 들고 난 후.......,) (0) | 2012.04.03 |
---|---|
[스크랩] 2011년 엄홍길 휴먼재단 후원의 밤 사진들... (0) | 2011.12.03 |
1. 말(언어, 국어)과 정신 : 日語 殘滓 淨化의 必要成(*외국어,외래어,언어폭력---) (0) | 2011.10.31 |
[스크랩] 서해문화포럼 9월 7일 수요일 임원회의-참치명가에서 (0) | 2011.09.09 |
[스크랩] <4시간58분 긴박했던 `아덴만 여명작전`> (0) | 2011.0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