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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고/임영조 시인

시인답게 2006. 6. 12. 21:35
임영조시인(1943- 2003) | 시인들 이야기 2006/04/0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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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조시인(1943- 2003)


충남 보령 출신인 임영조 시인은 중학교 시절 지리교사로 부임한 신동엽 시인을 만나 문학공부를 시작해 서라벌예대를 거쳐 1970년 「월간 문학」 신인상과 1971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잇따라 당선되며 등단했다.

1985 제1시집 [바람이 남긴 은어](고려원)
1988 제2시집 [그림자를 지우며](현대문학사)
1992 제3시집 [갈대는 배후가 없다](세계사)
1997 제4시집 [귀로 웃는 집](창비)
2000 제5시집 [지도에 없는 섬 하나를 안다](민음사)
2003 제6시집 [시인의 모자](창비)
시선집 [흔들리는 보리밭](문학사상사,1996)

1989 제23회 잡지언론상(기업 사보 부문) 수상
1991 제1회 서라벌문학상 수상(시 <환절기>)
제3시집으로 제38회 현대문학상 수상
1995년도 제9회 소월시문학상 수상 (시<고도를 기다리며>)

 

임영조 시론

 형은 말의 톤을 높인다, 문창과의 시는 창작하는 시인이 가르쳐야 한다고. 그러기 위해선 작품에 서정을 기본으로 한 서사적 구조를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호라티우스의 ‘(독자에게) 깨어쳐 주는 일/즐거움을 주는 일/또는 그 둘을 겸비하는 일’이 시인의 몫이라는 그의 시론은 더욱 간명하다. ‘좋은 시인이 되려면 좋은 시 300편을 암송하고 200편을 쓰고 100편을 퇴고하라’는 절대 주문을 한다. 요즘 문청들의 잘못은 시류에 편승하기에만 급급하지 다른 시인의 훌륭한 시를 깊이 읽지 않음에 있다며 흥분한다. 그러고도 어찌 ‘언어미학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겠는가. ‘시란 무엇인가’와 ‘생은 무엇인가’는 동격이란다. 나는 술을 기피하고 형의 낯은 열이 뜨기 시작한다. 그는 거듭 시 쓰기의 어려움에 대해 갈파한다. 시집 4권을 내고 이미 유명해진 영조 형을 보면 나는 부끄럽다. (그치만 푸른 공기를 나의 폐에 심자! 심장에 팍, 팍, 꽂는 일부터 하자꾸나.) 형은 문학적 알레르기가 하나 있다. 1)종교적 엄숙성, 2)철학적 심각성이 주는 폐해가 못마땅해서 못 살겠단다. 시란 보편적인 삶터에 있다, 시란 발성·발화법이 특이해야 한다! (이건 형식주의자들의 자기 목소리요 낯설게 하기 아닌가.) 이게 영조 형의 구호다. 평범하나 비범하다. 형은 오직 혼자 쓰고 혼자 읽고 혼자 생각하며 터득하려고 애쓴다. ‘지식의 과시’를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다. 이성으로 독자를 설득하려 들지 말고 진솔과 정서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힘쓰라, 임영조 형의 역설이다. 구닥다리지만 공자의 ‘思無邪’를 아직도 건드려대는 임 시인이다. 시인은 발표하기 전에 <시의 효용론>을 생각하잔다. 아하, 그래서 형이 ‘욕망의 분출이 곧 시는 아니다’고 했구먼. 효용이란 곧 가치일 텐데, 모든 시에 반드시 가치를 부여하라는 주문은 조금 생각할 점이 있지 않을까. 혼자 술에 익은(?) 형이 깨면 좀 물어봐야겠네.

 ‘문학은 진실로 진실해야 한다.’ 형의 말이다. 소월시문학상 수상식에서 낭송한 소감에서 ‘내가 이제까지 본 나는 이미 녹슬고 고장난, 그래서 작동이 뻑뻑하고 불편한 로버트’ 같았다고 형은 실토했다. 일상이라는 ‘마음의 감옥’으로부터의 탈출을 생각한 데서 형의 새로운 시작詩作은 시작된다. 그렇게 시작詩作을 하고 명상하는 동안 어느덧 종교심이 생겼다. 비록 미사에 잘 참여하지 못하지만, 현재 카톨릭 문우회원이기도 하다. 시업이 종교보다 앞선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 앞으로 형은 시 쓰다가 힘이 부치면 삶의 중심축을 신앙생활에도 충실하겠단다. 그는 이렇게 말을 접었다. ‘시인 임영조’란 명함이 매우 좋다고, 진정한 프로가 되고 싶다고. 그렇지요, 내 경우도 평소에 ‘시를 쓴다’가 아니라 ‘시를 한다’는 믿음을 확연히 갖고 있는데. 그렇다, 시는 행위가 아니라 믿음 그 자체다. (김강태 커버스토리에서 발췌) 


                          이 글을 쓴 김강태 시인과 임영조 시인은 2003년 5월 28일 같은 날 별세했다

출처 : 참솔이야기
글쓴이 : 참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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