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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비가 와도 좋은 날

시인답게 2006. 8. 7. 16:15

비가 와도 좋은 날
             이외수
옛 사람을 기다리는 동안은 
창 밖에 비가 와도 좋다. 
밤은 넝마처럼 
시름시름 앓다 
흩어져 가고, 
자욱한 안개 
님의 입김으로 
조용히 걷히우면 
하늘엔 비가 와도 좋다. 
세상은 참 아프고 가파르지만 
갈매기도 노래하며 
물을 나는데, 
옛 사람이 그리울 때만은 
창 밖에 주룩주룩 비가 와도 좋다. 
옷이 다 젖도록 
비가 와도 좋다. 
출처 : 세월아 네월아
글쓴이 : 세월아 네월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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