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마지막 밤은 어떠해야 하는 건가.
차가운 빗줄기 와락 달려들게 창문이라도 열어젖히고
얼굴의 반을 덮음직한 시큰거리는 콧망울을 보란듯이 내밀고 있어야 하는 건가.
눈 둔 곳 하나씩 파내 우울한 노래 한 소절씩 던져 넣어야 하는 건가.
얽어버릴 칠흑의 하늘이여.
장전된 총을 겨드랑이 깊숙이 숨기고 지내다
밤의 발목을 붙잡고 그르렁거리며
숨줄 끊어내지 못하는 고뇌를 보면
냉정하게 쏘아버리는 하루이거늘,
시월의 어느 하루에 불과한 오늘의 밤에
마지막이라는 수식어를 달아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
타~앙!
제기랄, 십일월 초하루의 이마 한가운데에 구멍이 났겠네.
쇠심 같은 시월의 마지막 밤이 창을 통째로 부술 작정인가 보다.
속도 없이 시큰거리는 콧망울이라니...
출처 : 전의경사랑부모모임
글쓴이 : 불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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