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10/9/8일 광교산행/ 마음을 게우러...,

시인답게 2010. 9. 15. 23:30

 곤파스가 세상을 흐트러 놓은 날 광교산행을 했다.

무릎 부상 이후 무려 8개월만에 남부 산악회 가족들과 함께 한 첫 산행,

감회가 새로웠다.

다행이 산행 스피드, 체력, 그리고 무릎 인대는 큰 문제가 없었다.

산행대장인 항아대장과 백작 회장님이하 함께 산행한 산우님들,

아름다운 추억 만들기 속으로의 동행에 감사를 드린다.

이제 다시 산 그림자 속으로 시객의 몸을 숨기고 마음을 비우리라.

 

5일 갑작스럽게 유명을 달리한 귀천 천상병 시인의 부인 목순옥여사.

시객이 제 4회 귀천 문학상 수상자인지라 각별한 문우지정으로

오랜 시절을 지내 왔는데...,

새삼 사람이 산다는 것이 흘러가는 구름 한 점에 불과한 미물임을

다시금 되새기면서,

마음을 게우려고 광교산을 오르면서 옛일을 회억해 보았다.

 

이 세상 소풍 끝내고 귀천한 목여사의 극락왕생을 합장 한다.

============================================================

 수상소감 사진 및 수상 기념시 '귀천소풍' 이란 작품을함께 올려 본다.  

 

귀천 소풍 
     

            김 원 식

지리산 소풍을 간다
눈과 귀를 가시러
중산리 계곡에 간다
문자로 함부로 지은 죄
씻은 듯 부신 듯  
처음을 찾으러 간다
청대 숲 귀천 시비가 
대붕처럼 날아오른다
이내, 운해가 거치자
천왕봉이 내려와서
두류산 줄기 죄 펼쳐
큰 소리로 시를 읽는다
귀천이 예 있는 이유며
시객의 발길 잦은 이유
이제야 알 법도 하다
내 詩살이 끝내는 날
한 마리 청새 되어
귀천길 노래하며 가리라

(주)제4회 천상병 문학제 귀천시비에서

2006.06.11일 白愛 김 원 식 쓰다.
*두류산은 지리산의 다른 이름임

 

수상 후 귀천시비 앞에서 목여사와 함께 기념 촬영

 수상 후 세미나에서 목여사와 함께

 나도 후광선생처럼 목 놓아 울고 싶은 마음을 감추고 광교산을 올랐다.

 들머리에서 한 컷/ 인증샷은 정상에서 찍어야 시비가 없겠지.

 왜 여기에 섰을까? 미인들 포즈에 입을 앙다물고서..., 시객이야? 협객이야?

숨은안개 부회장님은 원래 말이 없느냐고 물으시지만..., ???

 정상에서 행복 바이러스 가득한 만찬을 즐기다.

 시객도 좀 밝은 컬러의 옷을 입어 봐야겠다.  꼭 거시기 헹님 포스네.

 좀 웃어보지 . 초상권도 있으면서. 왕손들은 꼭 이렇게 근엄한 포즈만 짓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