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30년만의 추억 찾기 /인왕산 북악에 가다.

시인답게 2010. 10. 10. 22:54

 

 

10월 2일 토요일.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렸다.

30년전의 추억찾기 산행을 떠나는 시객의 마음처럼.

광화문을 지나 사직공원 쪽 성곽길로 들머리를 잡았다.

대학시절의 발자욱들이 자꾸만 일어서는 사직동길과 자하문 청진동 길,

인왕산에 올라 옛 추억을 내려다보며 깊은 상념에 젖어 마음이 흐리다.

북악산 성곽길이며 청와대 뒷 길, 북악 스카이 웨이의 인연들이 자꾸만

울컸댔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민주화를 부르짖던 80학번의 열혈청년은 이제,

지천명의 시객이 되어 저잣거리의 길 위에서 다시 삶의 길을 묻고 있다.

인왕산 북악에서 회억되는 모든 작고 소중한 내 스러진 세월 앞에

합장을 한다.

아 흘러간 구름같은 세월이여!

때론 너에게 나의 길을 묻고 싶구나.

 

2010.10.2일 백애 김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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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뒤로 우뚝 솟은 북악산의 모습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 잘 정돈된 세종로 거리

 개축한 광화문... 옛스러움을 잃은 것 같다.

 사직공원의 옛 추억을 두리번거리며 산우들과 함께 들머리로...,

이끼낀 성곽의 담쟁이와 옛 길의 아스라함.

 

성곽 길 아래 흐린 날의 서울 시내 전경.

한 서린 옛날 서대문 형무소를 배경으로 또 다른 추억을 만들다.

 

상념에 사로 잡힌 긴 머리의 시객은 어떤 화두를 짊어진 것 일까? 세월유수...,

빗 속에 멀리 청와대가 보인다.

기차바위에서 서울 시내를 배경으로 추억을 마름질 하다.

북악산에 길게 누운 성곽 길이 지나온 삶의 여정 같다.

파란의 역사를 뒤로한 채 묵언수행자처럼 자하문 길로 하산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