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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제1번 悲歌

시인답게 2006. 7. 10. 18:51

1 번 悲歌  / 김춘수

 

여보, 하는 소리에는

서열이 없다

서열보다 더 아련하고 더 그윽한

句配가 있다. 조심조심

나는 발을 디딘다. 아니

발을 놓는다

웬일일까 하늘이 모자를 벗고

물끄럼 말끄럼 나를 본다

눈이 부시 듯

나를 본다. 새삼

엊그제의 일인 듯이 그렇게

나를 본다

오지랖에 귀를 묻고

누가 들을라,

사람들은 다 가고 그 소리 울려오는

여보, 하는 그 소리

그 소리 들으면 어디서

낯선 천사 한 분이 나에게로 오는 듯한,

출처 : 굴뚝새 시인
글쓴이 : 심은섭<굴뚝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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