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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의 본적 / 김종삼

시인답게 2007. 8. 2. 20:52

 

사진<초읍초등학교4회졸업>님의 카페에서

 

의 본적 / 김종삼

 

나의 본적은 늦가을 햇빛 쪼이는 마른 잎이다. 밟으면

깨어지는 소리가 난다.

나의 본적은 거대한 계곡이다.

나무 잎새다

나의 본적은 푸른 눈을 가진 한 여인의 영원한 맑은 거울이다.

나의 본적은 차원을 넘어 다니지 못하는 독수리이다.

나의 본적은

몇 사람 밖에 안되는 고장

겨울이 온 교회당 한 모퉁이다.

나의 본적은 인류의 짚신이고 맨발이다.

 

 

<작품의 수사학에서 본 복 치환은유>

 

위 시의 <나의 본적>에서 보듯이 '나의 본적'과 같은 불가시적이고 애매모호한 것(A, 원관념)을 상대로 보다 잘 알려진 것인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것( B, 보조 관념)으로, 곧 '나의 본적'='마른 잎', '나의 본적'='거대한 계곡', '나의 본적'='거울', 독수리, 린류의 짚신, 인류의 맨발'로 복합치환됨을 말한다. A=B 의 등식은 겉으로 보기에는 쉬워 보이나 내부 구조적으로는 매우 복잡다단하다. A와 B가 은유적 결합을 이룸으로 A와 B의 본래의 의미로부터 초월하여 제3의 새롭고 복합적인 의미로 치횐된다. 위의 김종삼의 시에서 보듯이 A와 B의 사이가 멀면 멀수록 서로 잡아 당기는 힘이 고조되어 긴장이 탄생된다. 위의 시도 A=B의 형식이지만, A와 B의 연결로 생겨난 변용된 의미, 곧 은유 의미는 A×B 보다도 훨씬 복합적 의미를 실현하고 있다.)

 

참고문헌 : 현대시의 창작과 실기<송준영 편저)

출처 : 굴뚝새 시인
글쓴이 : 심은섭<굴뚝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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