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함, 그 견고한
외로움
시
김 원 식
낭송 최은주
첫눈이 감꽃처럼 부서지는 오후
마른 추억을 쓰다듬으며
햇살이 실개울에 낙화하고 있다
쓸쓸함 뒤에도
햇살은 스러지고
대숲에 이는 바람 소리에
새들
견고한 고독을 차고 오른다
순간,신기루같은 이별꽃 올린다
세월의 둔덕위에도
산다화는 오롯이 지고
피는데
사랑의 현은 왜 파장이 짧은가 ?
이별 앞에서 왜
반사되지 않는가
사랑보다 영원한 세월 뒤로
사라진 뒷 모습들을 명명해본다
분분한 추억이 지던 날
저물녘 여윈 겨울
강가에서
간신이 외로움을 깨달은 날
견뎌온 사랑은
어깨를 들썩이지도 않고 떠나가고.
어떤 사랑이어야 하는가를
나는
오늘사 알았다
한여름 직선의 햇살보다
초겨울 굽은 햇살에 눈이 더 시린 건
가만 있어도 눈부신 슬픔
때문인것을
이제사 알았다
내 쓸쓸한 날
이별의 간이역에 꽃등을 내걸고
궁핍한 외로움,
그대처럼 마중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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