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시

앞산도 멍드는 그리움

시인답게 2005. 1. 14. 21:05

앞산도 멍드는 그리움

詩-김원식
낭송-최은주

어쩌라고
뿌리를 죄다 흔드십니까?
한 세월
그대 없이도 잘도 견뎌 왔는데
이제 와서
더디 오신 그대가
한사코
잠든 사랑을 흔들어 깨우십니까

어쩌라고
제 생을 온통 흔드십니까?
긴 세월
사랑 없이도 용케 버텨 왔는데
작금 에와
나 몰래 들어앉은 그대가
간신이
감춘 사랑을 깨워 그립게 하십니까

어쩌라고
나 몰래 죄다 사랑에 적셔 놓고
그대는 온 세상을
기다림으로 불질러 놓으셨습니까
긴긴 세월
그대 기다림으로 흘린 눈물
앞산이 또 몇 번을 퍼렇게 멍들어야
그대 오시렵니까?

어쩌면 그대 이별뒤,
눈물로 맞이하는 노을 되어
다시 또 뒤늦게 오시려 하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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