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백두대간 선자령 雪 산행

시인답게 2009. 2. 11. 13:20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며

그리움없는 기다림이 어디 있으랴마는

남한산성에서 시작된 어둠의 눈물이요.

악마의 눈물이라는 술 독에서 새벽 3시에 귀가,

여섯시에 울리는 부질없는 모닝콜의 공명이여!

오랫만에 만나는 산우들의 그리움이 없었다면 과연 시객은......,

흔들림으로 흔들림의 중심을 다잡는 것이 삶이라 했던가?

어디 한번 대관령 옛 구비 길을 나도 한 번 흔들려 보자꾸나.

 

그래도 두번째로 도착, 핸섬한 친구 산야로와 술 내음으로 악수를 나누고

오랫만에 만나는 산우님들과 함께 수줍은 인사를 건네며 대관령을 향했다.

이내 부족한 잠에  비몽사몽, 그래도 산신령님께 합장을 했다.

입춘이 지난 선자령에 Please~ 지난주 영화 스텝들하고 갔을때처럼

설원의 비경을 보게 해달라고 기원하면서......,

지상의 그리움이 높으면 하늘이 별이 된다고 했던가?

학수고대 했더니만 들머리에 도착해보니 사전 정보와는 달리

아이젠을 착용해야 할 정도로 많은 눈이 빙판진 설원을 이루고 있었다.

 

아, 이번이 다섯번째지만 언제 봐도 감탄사를 자아내는 설원의 신비여!

바람의 손으로 잘 빗질 해 놓은 대 평원 둔덕 여인의 머리결같은 눈결들,

누군가의 애타는 기다림으로 지난밤 잠시 밀회를 즐기고 간 선녀의 발자욱들.

그 발자국 따라 외길을 오르다가 이윽고는 백두대간 평원을 돌리는 바람개비들,

바람의 손길을 거역하지않고 선자령 칼바람 기슭에서 결대로 누워 자라는 나무들,

저 장엄한 날개를 돌리는 바람의 보이지 않는 선물로 누군가가 따뜻해 지듯이

시객도 이쯤 눈밭에 누워서는,

찬 바람 맞으며 수수천년 스스로의 허물을 말리는 태백의 비목처럼

백두대간 선자령의 칼바람과 동해의 해풍으로 북어처럼 나를 말려서

더는 흔들리지 않는, 누군가에게 꿈이 되고 사랑이 되는 詩 한편 굽고 싶다.

 

선자령 정상에서 바람의 가르침을 받고 다시금 자연 앞에 미물인 나를 깨닫고  

백두대간 준령 눈 꽃 길을 따라 왁자하게 하산하는 길,

산등성 아래 희고 깨끗한 저 설원에서 눈부신 햇살 알갱이들이 알몸으로 뛰논다. 

우리네 산우들도 너나없이 남녀노소 해밝게 유년의 추억 속에서 눈밭을 뒹근다.

대관령 雪 평원에 산오름 산 벗들의 웃음과 행복, 꿈과 희망을 파종하고 왔다.

다시 봄이 오면,

백두대간 선자령 곳곳마다 산오름 산우들의 행복이 향기 높은 꽃으로 만개 하리라.

 

다시 하루를 넘치도록 행복하게 살았나니 시객이여!

시로서 우지마라. 사랑으로 향기롭게 지거라.

자연처럼 산처럼, 스스로 그렇게 처음이 되어라.

부족한 시객에게 한 시절의 행복을 듬뿍 준 산우님들께 감사를 드린다. 

산을 사랑하는 벗들에게 마음 속에 품어 둔 작은 뒷동산 하나씩을 선물한다.

산의 마음을 잠시 헤아려 오늘 하루만이라도 낮은 곳을 향하여 감사하며 살아보자.

 

2009년 2월 10일 白愛 김원식.

 

    

행복한 시간의 정지 된 아름다운 추억을 스크랩 해 본다.

 

  산행 들머리 가야 할 길에 대한 설레임의 시작이죠. 

 

 

들머리 표지석입니다

 

나무가지 위의 얼음꽃입니다. 미소천사님 작품.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서로 인사를 나누면서......,

 

이제 산행 시작입니다. 아이젠을 착용하고....,(대장님의 감시하에)

 

다분이 연출이죠. 허벅지까지 눈에 빠지는 산행. 

 

설원에서 한 컷 . 아시죠. 봉봉님, 야시골님. 88개그의 주역들이랍니다

 

 백두대간 대평원의 선자령 설경 눕고 싶죠. 님과함께

 

바람개비만 없으면 거의 k2 산행 같네요. 야시골님.

 

 대자연의 경외감 앞에서 잠시 마음을 비우면서 한담을 나누다.

 

 

아름다운 시절, 행복한 순간을 필름에 담아 봅니다.

 

드디어 백두대간 선자령 정상입니다. 미치도록 아름다운 우리의 산입니다.

 

 

 걸망을 비우고 마음의 양식을 채우고 하산길로 들어 섭니다. 

 

 수목을 빗질 해 놓은 자연의 신비 앞에서 바람과 함께 순간을 영원으로 남깁니다.

 

이쯤, 선자령의 야시골님의 어록이 탄생합니다.  "배 불러서 오는 처자가 곧 내 며느리다"

아주 죽었습니다.

 

행복해서 더는 어쩔 수 없이 행복해서 아이들처럼 뛰고 뒹글고 '러브 스토리'도 찍으며 하산을 합니다.

 

 북유럽 알프스의 산행 길 같지요. 사진 정말 멋 있습니다. 산야로가 좋아하는 사진.

 

 

 

 드디어 바람마을로 하산을 완료. 긴 머리 휘날리면서

 

 

생태 그리고 황태 전골로 아름다운 산행의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너무도 정겹습니다. 참으로 행복한 모습입니다.

산다는 것이 이처럼만 같다면 더는 바랄것이 없겠습니다. 산오름 산우님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