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 속에 핀 능소화
白愛 김 원 식
낭송 최 은 주
사랑도
더는 높일 수 없을 때
산다화처럼 낙화 할 줄 알아야한다
이별도
더는 말릴 수 없을 때
홍매화처럼 잦아 들 줄 알아야한다
뒷산이 높아야 앞산이 그윽하듯
그리움이 높아라야 사랑도 깊어진다
그 마른 그리움, 기다림의 자식이다
단 한 사람만을 위한 당당한 산화
단 한번 사랑을 위한 초연한 낙화
능소화 피는 날, 내 먼저 낙하 한다
복사꽃 향기를 빚어
배롱나무 달빛에 기대어 서서는
죽어서도 기다림에 떠는 오매불망.
천지간 뜰 안을 까치발로 서성이며
바람의 편지 버선발로 마중하는 너,
상사불망에 앞가슴마저 붉게 열었느냐
단 한번 이별에 헉헉 이는 사람쯤
눈이 멀어도 괜찮을 사랑이래서,
함부로 독毒을 앉혀 눈길마저 피하느냐
사금파리처럼 날카로운 내 그리움쯤
네게 견줄 길 없어 나는 차라리,
내 먼저 눈 속에 너를 피우고 살리라
내게도 한 눈 팔지 마라
그대들의 사랑이 눈멀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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