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끝에서 부르는 연가
잠시, 길을 잃어야겠다.
한사코 꽃눈 비비는 봄을 위해
선뜻 길을 내어 주는 겨울처럼
가야 할 사랑아.
이연의 경계 허물고자 나는,
내 사람을 기꺼이 보내주겠다.
겨울 강, 평생 짝사랑하던 앞산
야윈 그림자를 드리우고 살 듯
가야 할 사람아.
처음처럼 나를 살고자 나는,
내 사랑을 기꺼이 반역하겠다.
바람이 부쳐온 그대 소금기로
시침 떼듯 홍매화 다시 터져도
고까운 내 사랑아
시방은 나를 잊고자 나는,
그리움쯤 다시는 발설 않겠다.
백애 김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