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소리꾼

시인답게 2006. 3. 16. 02:30

 

 

소 리 꾼


한이 깊어야 소리를 이룬다.
닷 말을 토혈하고
소리를 얻기 전까지는
사랑쯤 내려놓고 나는 울리라.
소리와 아니리로 길을 부르면
발림에 사철 꽃들이 피고진다.
초로에 갓 득음한 소리꾼  
홍매화 섶에서 사랑을 외친다.
그 얼음 알갱이 같던 사랑
북. 북. 북소리로 절규하다가
唱人의 핏 소리로 차고 오른다.
절창으로도 지우지 못한 念 ,  
끝내, 한의 흰 뼈가 되어    
바람의 북채 장단을 잡아도
봄 강엔 묵음의 풍문만 흐른다.    

*아니리: 판소리 에서 창을 하는 중간에 가락을 붙이지 않고 이야기하듯 엮어 나가는 사설.

*발림: 판소리에서 소리의 극적인 전개를 돕기 위해 몸짓이나 손짓으로 하는 동작.

 

06. 3. 16 백애 김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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