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먼저 그 길 위에 섰네.
어제 같은 사랑을 살지 않겠노라고
어둠 속에서만 그리움을 펼쳐 보았지.
비틀거리며 추락하는 별똥별처럼
흔들림으로 흔들림의 중심을 잡던 길.
바람의 속삭임으로 파종된 그리움은
허공의 가슴팍에 운명처럼 또 피겠지.
노을의 배경이 된 산 그림자처럼
새들도 외로워 날갯짓하는 그 길 위에.
사랑만을 외면한 채 그 길을 걸었지.
수척한 외로움의 나신을 눈물짓다가
절벽 위 사랑을 만나 동행을 꿈꾸네.
이룰 수 없어도 피할 수도 없는 길을.
마지막 사랑이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외 길 어디쯤 나를 잃을 수도 있겠지.
그대 날카로운 외로움 지울 수만 있다면
그대에게 가는 길, 내 먼저 그 길에 서겠네.
(주) 꽃이 지고 사랑이 우는 일쯤이야
스러지는 술잔도 다 아는 얘기라지만
아직도 사랑이 쓴 詩를 읽을 줄 모르는
부족한 시객은 문자에 취해 흔들립니다.
09년 9월 白愛 金 元 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