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 가을 산행
청계산 단풍이 거나하던 날,
빗소리를 실어 나르던 바람
쑥부쟁이 품에서 길을 잃는다
꽃잎의 현을 켜던 빗방울들
실바람 소매 깃에 얼굴을 묻고
가을의 전설을 악보에 옮긴다
비와 가랑잎과 나그네의 음률로
허공의 푸른 종소리가 단풍든다
너를 살아가는 우리도
나를 조율하는 그대도
빗속 산행만은 침묵이 앙상블이다
때론, 시인도 길을 잃어
청계산 치마폭 행랑에 들고 싶다
뭇 별도 시를 쓰는 옛 골 어디쯤에.
06년 10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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