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제 4회 천상병 문학제, 귀천 문학상 선정 시인 김원식

시인답게 2006. 5. 26. 23:21

귀천문학상 수상자 발표 

작성자 ,천상병 문학제             

날짜:06-05-24 21:52                                                                             

 

제 4회 천상병 문학제 귀천 문학상  시인 김원식 선정, 

시상식은 6월 4일 지리산 천상병 문학제에서,  

 

제 4회 천상병문학제 귀천문학  수상자로 김원식 시인을 선정한다. 

김원식 시인의 '사월의 사거리를 아시나요'는 구수하고 재미가 있다. 

걸직스런 만담을 듣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시 곳곳에서 맛깔이 묻어난다. 

꽃들을 바라보는 시각과 꽃들에 들어있는 이야기가 

구수한 구어체 문장으로 표출되면서 

재미도 있으면서 물 흐르듯 걸림이 없이 자연스럽다. 

시속에 수많은 꽃들이 나오지만 나열된 느낌이 전혀 없이 

반드시 그 자리에 있어야 할 꽃으로 다가온다. 

그것은 시인의 탁월한 눈과 표현의 힘으로 보여 진다.       

귀천문학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더욱 분발하시어 문단에 큰 족적 남기시기를 기원합니다. 

 

 심사위원 ; 최해춘(시인), 류준열(작가) 

천상병문학제 추진위원장 김선옥(시인,변호사) 

 

<수상 작품>   

 

사월의 사거리를 아시나요 

 

 

                                     김원식 시인 

 

오메, 징 한 것 

세곡동 사거리에 꽃마을이 있는데요 

백목련. 자목련은 속곳 벗고 함지박에 들었고요 

산수유. 개나리는 하필 왕릉 길에 널브러졌다요 

앗따, 그 뿐 아니고요 

홍매화 살구꽃은 앞니 훤한 어르신 뜰 앞에서 

홍홍홍 웃음을 참느라 짐짓 모른척 키득이고요 

첫 햇살로 세안한 연초록의 구애에 나는, 

이내 자결한 향기처럼 길을 잃고 말았는데요 

 

인생사 일장춘몽, 연신 혀를 차시던 할매  

흰 머리 소년과 화무십일홍에 바람이 나서는 

이 잡것들아, 거시기 

그래도 봄날, 꽃 사태는 보고 살라 딴청이네요 

근디 이건 또 뭐라요 

길 모퉁이 저 함초롬한 꽃다지며 민들레꽃 

하필 개나리 앞을 까치발로 서성이는 이유며, 

자목련 그늘 아래 제 고깔을 뽐내던 제비꽃 

뒷 감당 어쩌려고 빛깔로 견주자 깐죽대는지요   

 

이렇게 대책 없는 봄날, 

영산홍 치마폭을 한사코 들치던 지빠귀들이  

봄날의 금침 속으로 날아간 뒤 길을 잃은 저, 

바람꽃을 병풍 삼아 작심하고 누워 버렸지요 

인자는 님도 몰라요 

행여, 제가 그리웁다면 사월의 사거리로 오셔서 

한 열흘 곁에 누워 그냥, 꽃 이름도 묻지 마세요 

바람의 손으로 꽃잎을 내리는 날까지 

꽃동산 난장 아래 사랑도 詩도 잠시 내려놓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