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천상병문학제가 2006년 6월3~4일,
지리산 천왕봉 발아래 중산리 귀천시비에서 열렸다.
문학제에 참가한 협회시인 및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수상을 계기로 下心을 가지고 詩 공부에 더욱 정진하여
울림이 깊은 좋은 시를 창작하도록 가일층 노력하겠다.
아직 행갈음조차 깨치지 못한 시객에게
수상의 기회를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큰 감사를 올린다.
높은 가르침을 다 받지도 못했는데 훌쩍 떠나신
스승이신 고 임영조 시인에게 이 상을 눈물로 바친다.
아울러 시를 잘 모르시는 대둔산자락 어머님께
시인의 감성을 짊어 주심에 큰 절을 올린다.
'귀천문학상' 수상 기념사진 몇 컷을 실으면서
수상작 '사월의 사거리를 아시나요' 를 소개한다.
(2006.6.5. 白愛 김원식 )
한국 시 문인협회 회원님들과 천상병 시비 앞에서.
귀천 문학상 상패 수상
수상 소감
천상병 시인 부인 목순옥 여사와 한시문협 김선옥 이사장(앞줄 중앙),
천상병 시인 아내 목순옥 여사님과 함께
심사위원장이신 경상대 강희근교수/시인님,
(수상작품)
사월의 사거리를 아시나요
김 원 식
오메, 징 한것
세곡동 사거리에 꽃마을이 있는데요
백목련. 자목련은 속곳 벗고 함지박에 들었고요
산수유. 개나리는 하필 왕릉 길에 널브러졌다요
앗따, 그 뿐 아니고요
홍매화 살구꽃은 앞니 훤한 어르신 뜰 앞에서
홍홍홍 웃음을 참느라 짐짓 모른척 키득이고요
첫 햇살로 세안한 연초록의 구애에 나는,
이내 자결한 향기처럼 길을 잃고 말았는데요
인생사 일장춘몽, 연신 혀를 차시던 할매
흰 머리 소년과 화무십일홍에 바람이 나서는
이 잡것들아, 거시기
그래도 봄날, 꽃 사태는 보고 살라 딴청이네요
근디 이건 또 뭐라요
길 모퉁이 저 함초롬한 꽃다지며 민들레꽃
하필 개나리 앞을 까치발로 서성이는 이유며,
자목련 그늘 아래 제 고깔을 뽐내던 제비꽃
뒷 감당 어쩌려고 빛깔로 견주자 깐죽대는지요
이렇게 대책 없는 봄날,
영산홍 치마폭을 한사코 들치던 지빠귀들이
봄날의 금침 속으로 날아간 뒤 길을 잃은 저,
바람꽃을 병풍 삼아 작심하고 누워 버렸지요
인자는 님도 몰라요
행여, 제가 그리웁다면 사월의 사거리로 오셔서
한 열흘 곁에 누워 그냥, 꽃 이름도 묻지 마세요
바람의 손으로 꽃잎을 내리는 날까지
꽃동산 난장 아래 사랑도 詩도 잠시 내려놓자고요
제4회 천상병 문학제 귀천 문학상 수상 작품
2006. 4 . 12 , 白愛 김원식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미처럼 따갑게 울다 (0) | 2012.07.23 |
---|---|
개망초 (0) | 2012.07.02 |
데칼코마니(아버지) (0) | 2012.05.08 |
등나무 꽃, 달빛 아래 (0) | 2012.05.08 |
겨울 끝에서 부르는 연가 (0) | 2012.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