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정동진에서 울다

시인답게 2013. 12. 10. 13:46

 

 

   정동진에서 울다

 

                                   김  원 식

 

파도는 스러져도 잠시,
바다에 엎드려 출렁일 뿐
함부로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여명이 수평선을 긋는 새벽.
첫 햇살을 들치고
기차는 해안선 위를 질주하고
자꾸만 소용돌이치던 나는,
파도의 포말이 되어 부서진다.
정동진 바닷물에 부르튼
고까운 사랑의 환영이
물비늘처럼 연신 뒤척이는 날,
호명되지 않은 겹 슬픔들은 
밤바람에 너울대지 않았으면.
외 갈매기 울음 쇠어
밤바다 멍울이 깊어지는 날,
속울음 간신히 추스르고
해오름 속에 말리는 소금기가
마지막 너의 回憶이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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