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전망대 전경)
노을이 쓴 시
영광 백수면 염전배미
흑백 필름 해안가에서
소금기를 말리던 바람이
주름진 바다를 빗질한다
외기러기 날갯짓으로
회색 바다를 펼쳐놓자
노을이 내려와 시를 쓴다
개밥바라기*도 내려와
철썩철썩 파도의 운율로
소리 내어 시를 읽는다
초승달을 켠 채
개펄의 연서를 읽던 파도는
짐짓, 모른 척 모로 눕는다
서해 칠산 밤바다는
스스로를 태울 줄 아는
낙조가 쓴 노을의 시집이다.
* 서쪽 하늘에 보이는 금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