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노을이 쓴 시

시인답게 2014. 2. 11. 21:32

                 (노을 전망대 전경)

      

          노을이 쓴 시

 

영광 백수면 염전배미

흑백 필름 해안가에서

소금기를 말리던 바람이

주름진 바다를 빗질한다

외기러기 날갯짓으로

회색 바다를 펼쳐놓자

노을이 내려와 시를 쓴다

개밥바라기*도 내려와

철썩철썩 파도의 운율로

소리 내어 시를 읽는다

초승달을 켠 채

개펄의 연서를 읽던 파도는

짐짓, 모른 척 모로 눕는다

서해 칠산 밤바다는

스스로를 태울 줄 아는

낙조가 쓴 노을의 시집이다.

   

* 서쪽 하늘에 보이는 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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