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귀천 소풍 / 김원식

시인답게 2014. 9. 23. 00:09

 

 

귀천 소풍 / 김원식

 

 

지리산 소풍을 간다

눈과 귀를 가시러 중산리 계곡에 간다

문자로 함부로 지은 죄

씻은 듯 부신 듯 첫 마음을 헹구러간다

청대 섶 귀천시비가 대붕처럼 날아오른다

이내, 운해를 들치고 내려오는 천왕봉

두류산 자작시를 큰물소리 내며 읽는다

귀천이 여기 사는 이유며

소풍객 잦은 까닭 이제사 알 법하다

만 천백 일흔둘의 문자로 그린 시월

세상의 여백은 단풍 든 시로서 충분하다

내 詩살이 끝내는 날

한 마리 청새 되어 귀천길 노래하며 가리라

 

*두류산은 지리산의 다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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