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천 소풍 / 김원식
지리산 소풍을 간다
눈과 귀를 가시러 중산리 계곡에 간다
문자로 함부로 지은 죄
씻은 듯 부신 듯 첫 마음을 헹구러간다
청대 섶 귀천시비가 대붕처럼 날아오른다
이내, 운해를 들치고 내려오는 천왕봉
두류산 자작시를 큰물소리 내며 읽는다
귀천이 여기 사는 이유며
소풍객 잦은 까닭 이제사 알 법하다
만 천백 일흔둘의 문자로 그린 시월
세상의 여백은 단풍 든 시로서 충분하다
내 詩살이 끝내는 날
한 마리 청새 되어 귀천길 노래하며 가리라
*두류산은 지리산의 다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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