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목 雜木
매양 바윗골,
벼랑 끝에 외발로 서서
이마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골절 당한 뿌리로
평생, 바위틈을 헤집다가
차가운 심장에 잎이 돋던 날
뒤틀린 잡목임을 알았다
호젓한 산길 우두망찰,
절벽 아래 시름을 놓는데
얼키설키 얽힌 핏기가 보였다
잔뿌리 실핏줄 속을 흐르며
천년바위를 다잡는 저 악력.
드러내지 않는 절개節槪로
음지의 절개切開를 메우는
대가없는 고단한 노동이구나
이름모를 잡목雜木앞에서
세상의 잡목嘁木이 된 나,
어둠에 갇혀 함부로 길을 놓았다
* 雜 - 섞일 잡, 嘁- 부끄러울 잡
06년 8월 3일 백애 김 원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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