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백 동 백 동백아 ! 너는 누구를 기다리기에 삼동에 속살이 헤지도록 붉게 우느냐? 저 타는 노을의 구애를 더는, 애 태우지 마라. 동박새 울음 쇠어 선운사 산다화 툭, 지면 나마저 가신님을 잊을라. 2008. 1. 1일 백애 김원식 자작시 2008.01.01
청계산 가을 산행 청계산 가을 산행 청계산 단풍이 거나하던 날, 빗소리를 실어 나르던 바람 쑥부쟁이 품에서 길을 잃는다 꽃잎의 현을 켜던 빗방울들 실바람 소매 깃에 얼굴을 묻고 가을의 전설을 악보에 옮긴다 비와 가랑잎과 나그네의 음률로 허공의 푸른 종소리가 단풍든다 너를 살아가는 우리도 나를.. 자작시 2007.10.11
새벽 바다에서 새벽 바다에서 그대를 너무 멀리 울었다 이연의 겹 슬픔 에우려고 물마루 흰 갈기를 넘는데 갓밝이 파도의 가슴팍에 설핏 내비치는 핏-방울. 괜찮다고, 소금기로 가시면 아려도, 그대만 잊혀진다면 그대를 너무 멀리 울었다 07년 8월 백애 김원식 자작시 2007.08.17
풍경 2 ( 모란장 대폿집) 풍경 2 (모란장 대폿집) 파장 뒤, 모란시장 어귀 시장기가 돌면 청어의 다비로 북적대는 대폿집이 있는데요. 출출한 하루의 생목을 축이며 걸쭉한 입담 서로 권하다보면 자리가 없어 눈치가 보이는 집. 산 두릅 떨이를 목청껏 외치며 봄볕에 그을린 검정콩 몇 되를 하루 품으로 내던 능골 .. 자작시 2007.07.01
고추 꽃길에서 무너지다 고추 꽃길에서 무너지다 갈 곳 없는 봄 날 수런거리는 앞산에 들었습니다 농을 치는 조팝꽃 난장에 온통 넋이 팔려 있을 때 전화가 온 건 그때였습니다 ‘고추 꽃잎은 몇 장이야?’ 참 뜬금없는 살가운 치정입니다 건들건들 태연한척 살아온 날들. 비련의 종소리 아직도 깊은데 습벽처럼 .. 자작시 2007.01.19
별루, 다시 선운사에서 (선운사 계곡 속단풍) 별루, 다시 선운사에서 그대가 잊어지면 좋겠다. 배롱나무 달빛을 부여잡고 그토록 치열하게 울다가는, 선운사 속단풍 하도 고와 퍼질러 앉아 또 한참을 울었다. 잊어야 한다면 잊혀지면 좋겠다. 06년 11월 2일 백애 김원식 자작시 2006.11.02
이별, 다시 선운사에서 ( 선운사 계곡의 속단풍) 이별, 다시 선운사에서 이별 후, 선운사에 가보아라 *송악에 엎질러진 꽃 무릇 상사화 꽃대 죄 말리던 날, 마른 그리움 끝내 차고 오르고 계곡을 울리는 붉은 산화 선운사 단풍잎 낙하하던 날, 異連의 상흔 꽃물 되어 흘러도 찬연한 만추의 다비에 처연히 너 먼저 .. 자작시 2006.10.31
잡목雜木 잡목 雜木 매양 바윗골, 벼랑 끝에 외발로 서서 이마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골절 당한 뿌리로 평생, 바위틈을 헤집다가 차가운 심장에 잎이 돋던 날 뒤틀린 잡목임을 알았다 호젓한 산길 우두망찰, 절벽 아래 시름을 놓는데 얼키설키 얽힌 핏기가 보였다 잔뿌리 실핏줄 속을 흐르며 천년.. 자작시 2006.08.03
귀천 소풍 귀천 소풍 지리산 소풍을 간다 눈과 귀를 가시러 중산리 계곡에 간다 문자로 함부로 지은 죄 씻은 듯 부신 듯 첫 마음을 헹구러간다 청대 섶 귀천시비가 대붕처럼 날아오른다 이내, 운해를 들치고 내려오는 천왕봉 두류산 자작시를 큰물소리 내며 읽는다 귀천이 여기 사는 이유며 소풍객 .. 자작시 2006.06.11
제 4회 천상병 문학제 "귀천 문학상" 수상작, 사월의 사거리를 아시나요 제 4회 천상병 문학제 귀천문학 수상자 김원식 시인 ( 제 4회 천상병 문학제 " 귀천 문학상 " 수상식) 사월의 사거리를 아시나요 오메, 징 한것 세곡동 사거리에 꽃마을이 있는데요 백목련. 자목련은 속곳 벗고 함지박에 들었고요 산수유. 개나리는 하필 왕릉 길에 널브러졌다요 앗따, 그 뿐 아니고요 홍매화 살구꽃은 앞니 훤한 어르신 뜰 앞에서 홍홍홍 웃음을 참느라 짐짓 모른척 키득이고요 첫 햇살로 세안한 연초.. 자작시 2006.05.28